[6/7]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 제정 12년, 홈리스 인권 대책 시급하다

녹색당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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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 제정 12년, 홈리스 인권 대책 시급하다


오늘은 서울시가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을 제정한지 12년이 되는 날이다. 이를 맞아 홈리스행동에서는 오늘 오전 ‘2024 홈리스 인권(형벌화)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무한한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힌다.


본디 공공장소라 함은 사회구성원들이 자유로이 사용하고 머무를 수 있는 장소여야 함이 틀림없다. 하지만 홈리스는 공원이나 철도역사, 지하보도 등의 공공장소에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퇴거당하고, 출입을 제지당하거나 경찰의 불심검문에 시달리기도 한다. 특히 최근 1년간은 민간 용역 경비원에 의한 공공장소에서의 불법퇴거가 매우 잦아졌고, 이는 “민간기업에 의한 공공장소의 침범과 그에 따른 홈리스 퇴거”라는 것이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국가가 공공의 장소를 제대로 관리할 책임을 방기하면, 기업의 이윤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은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공공영역의 민영화를 시도한다. 민영화되고 사유화된 공간은 다양한 시민들이 머무르고 쉼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 잠시라도 앉기 위해서는 카페나 식당에 들어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민간자본에 의해 시장화 된 공공장소는 종국에 빈곤을 척도로 시민을 배척하는 공간이 되고, 더욱 불안전한 장소로 내몰린 홈리스는 건강권과 생명권을 침해당하는 상황에 놓인다.


홈리스행동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부분(81%)은 홈리스 상태에 처하게 된 최초 시점이 2000년대 이후였으며, “IMF 경제위기를 직접 계기로 홈리스 상태에 처한 이들은 비교적 소수”였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가 도래한 2020년 이후” 홈리스 상태에 처한 이들이 32%로 가장 많았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홈리스 상태를 발생시키는 구조에 있음을 드러”내는 결과다. 이처럼 홈리스는 개인의 불성실이나 무능력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상태가 아니라, 불평등을 부추기는 사회구조가 계속해서 시민들을 경쟁시키고 또 탈락시켜온 결과다. 정부와 국가에 책임을 묻고, 홈리스가 더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의 마련을 요구해야 할 이유다.


서울시 노숙인 권리장전은 제1조(차별받지 않을 권리)에서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시민으로서의 권리 행사와 공공서비스 접근에서 차별받지 아니하며, 누구에게나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제6조(신체의 자유)에서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조치를 당하지 아니”한다고 말한다. 서울시가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기치를 지키는 길은, 불법퇴거와 민영화가 아닌 인권보장과 사회공공성의 길일 것이고, 자신들이 제 손으로 제정한 권리장전을 준수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당장 홈리스의 머무를 권리와 쫓겨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시급하다. 나아가 공공의 영역에 대한 민간자본의 침범을 제지하고, 사회가 함께 모든 시민들의 삶을 책임지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자유로이 머무를 수 있는 공공장소, 모두의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의 대폭 확충, 모든 이들이 권리로서 노동할 수 있는 공공일자리 등, 사회공공성을 지키고 또 확대하는 길로 함께 나아가자. 언제든지 낙오될 수 있는 우리를 위해서라도, 모두의 삶을 함께 책임지고 돌보는 사회를 요구하자.


2024년 6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