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8] 산업에는 특권, 노동자 시민에게는 재난 - 반도체 특별법 강행 처리 중단하라


[논평] 반도체 특별법 강행 처리 중단하라

- 산업에는 특권, 노동자 시민에게는 재난


‘반도체특별법’이 여야합의로 연내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양당은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일단 제외하되, ‘근로 유연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를 지속한다’는 부대의견을 다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지원이 급하니 ‘개문발차’하겠다는 대타협이다.


이렇듯 여야가 하나되어 한국 산업의 미래에 도래한 ‘한줄기 빛’처럼 마음을 모으는 반도체특별법의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자’는 바로, 반도체 산업이 재벌특혜 공공성 파괴 기후부정의 산업이라는 사실이다. 특별법이 제정되고 용인 반도체 산단이 계획대로 건설된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재벌 기업들이 온갖 특혜를 받아 땅, 물, 전기, 공적 인프라를 독점 사용하고 돈을 벌어들이는 동안, 반도체 산단 인근, 그리고 반도체 산단으로 전기를 끌어쓰는 길에 놓인 지역주민, 노동자들의 삶에는 막대한 부작용과 고통이 초래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에, 녹색당은 반도체 특별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다음과 같이 반도체 산업 육성책의 전면 재검토를 제안한다.


첫째, 반도체 산업이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계획을 전면 재조정하자.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산업용 용수와 전기를 필요로 하는 기후환경 고부담 산업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서울시민이 하루에 사용하는 물 소비량 절반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인근 주민들의 생활 용수 부족과 지역 농어민의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산단으로 향하는 이재명의 에너지 고속도로는 그야말로 전기가 눈물로 흐르는 길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지역주민들이 대책위를 꾸려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반도체특별법을 강행하는 대신 지역주민과 기후운동, 시민사회와 함께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둘째, 반도체 산업 육성 이전에 반도체 산업의 안전대책을 마련하자. 반도체산업의 ‘기술주권’을 보호하겠다는 반도체특별법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보호하지 않는다. 반도체 노동자들은 산업기밀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독성 화학물질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 삼성 등 수많은 반도체 재벌 기업의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백혈병을 비롯한 희귀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노동자 시민의 생명안전을 우선한다면, 반도체특별법이 아니라 반도체 ‘노동안전’ 특별법을 우선 제정해야할 것이다.


셋째, 반도체 산업의 재벌특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을 확대하자.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전례 없는 특례와 혜택이 핵심이다. 세제 감면 대폭 확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정책금융을 통한 자금 및 공공 인프라 지원 등 막대한 공적 자원을 재벌 기업에게 우선, 독점 분배한다. 이는 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최대 주주인 대만,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최소한 초과이윤 환수, 자사주 매입 제한, 기술 공유 등 공공적 환수와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미국과도 구별되는 지점이다. 막대한 공공자원 투여로 위험을 사회화하고 이익을 사유화하는 반도체특별법을 중단하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사회적 통제 방안을 마련하자.


넷째, 섣부른 30년 장기투자 결정 대신, 반도체 산업의 경제적 실효성을 재검토하자. 국내 반도체 산업은 생산 능력이 매우 높지만,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이자 반도체 수입국들이 내수 중심 정책을 책정하고 있기에, 과잉생산과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346만 명의 고용효과와 650조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주장하나, 비슷한 투자액을 책정한 미국이 추정한 고용 효과는 한국의 1/10 수준에 불과하다. AI 등 자동화를 추진한다면 고용효과는 더욱 떨어질 것이다. 재벌 중심의 산업 육성 대신 지역순환경제와 녹색 일자리의 해법으로 한국 경제의 대안체제를 마련해가자. 


예견되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특별법을 제정하고 산단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재벌의 이익을 위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등에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안은 있다. 없는 것은 재벌이 아닌 노동자 시민, 생명의 편에 서는 정치적 의지다. 녹색당은 대한민국의 공당으로서, 언제든 국회, 그리고 이재명 정부와 대안을 토론할 준비가 되어 있다. 연락바란다.


2025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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